네이버가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공개했습니다. 많은 기대가 있지만 또 우려되는 한계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네이버 출시 서비스의 종류
네이버가 DAN 23 행사를 개최하고 자사의 인공지능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제품군은 아래와 같습니다.
네이버 서비스명 | 서비스 설명 | 기존 유사 서비스 |
클로바X | 대화형 AI | chatGPT |
큐(CUE:) |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 Bing |
이 중 클로바X가 제일 먼저 공개될 예정이며, 블로그, 쇼핑 등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큐는 검색 기능이므로 기존 네이버 검색에 적용되는 서비스로 보여 집니다.
네이버 서비스 왜 한계가 예상되나
1. 한글 특화
국내 인공지능 기업들이 꾸준히 주장하는게 이겁니다. 하지만 LLM 특성상 언어의 장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언어구현을 넘은 공감과 감정공유까지 확장하면 국내 업체의 강점이 부각될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네이버의 서비스들은 감정공유의 영역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2. 모델 자체의 성능
LLM의 성능 자체를 뜻하는 건데요. LLM은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 안에는 전문 데이터를 포함한 방대한 학습이 필요해집니다. 특히나 책과 같은 전문 서적, 깊이가 있는 데이터가 LLM의 성능을 높이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네이버는 자체 보유 데이터 중 전문 데이터의 범위가 매우 적습니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글의 데이터를 학습시켰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네이버의 인공지능이 네이버가 가진 데이터 덕분에 더 강력하다는 주장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즉, 품질을 올리려고 데이터를 구글에서 가져오면, 한글 데이터가 많아서 강점이라고 했던 1번의 강점이 무색해지며, 구글에서 안 가져오면 네이버 인공지능 성능 자체가 떨어져 버립니다.
3. 클라우드와의 연계성
사실상 현재의 인공지능 사업 전략은 클라우드에 달려있습니다. 일종의 클라우드를 팔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는 거지요. 그래서 네이버도 최근 인공지능 팀을 클라우드 사업부로 편입시키기도 했습니다.
즉, 인공지능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영역이 바로 클라우드 판매량으로 귀결된다는 점, 그리고 클라우드야 말로 인공지능에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도 합니다.
1) 클라우드 시장에서 승리하기 어려움
자, 클라우드 시장 자체가 녹녹치 않습니다.
2022년 공정위에서 발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는 아마존웹서비스(AWS)로 62.1%,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 3위는 네이버로 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점유율을 올리려면 바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에 들어갑니다. 클라우드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MS보다도 낮죠. 이제 MS는 GPT와 오피스에 탑재된 Co-pilot으로 점점 그 세력을 더 확대할 거라 예상됩니다.
2) 클라우드 시장 자체가 작다
그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네이버의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장이냐 자체에 벌써 회의적입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3조 안팎으로 네이버가 어마어마한 투자비로 선점해야 할 시장이 되기엔 아직은 너무 작습니다.
클라우드 시장이 아주아주 클거라 희망회로를 돌려봅시다. 클라우드를 주로 쓰는 사업자가 누구일까요? 압도적으로 통신사입니다.
3) 통신사 자체 인공지능/클라우드가 막강하다
여기에 슬픈 소식은 통신사들은 KT를 주축으로 자체 클라우드와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클라우드 업체 중 KT의 점유율은 낮지 않습니다.
앞으로 점점 더 통신사들이 자체 AI와 클라우드를 강화한다면 네이버가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은 더욱더 작아질 수 있습니다.
4) 광고시장의 축소
기존 검색 엔진들에게는 광고가 매우 달콤한 시장이었습니다. 앞다퉈 경매 방식으로 광고주가 스스로 광고가격을 올려왔고, 검색 엔진들은 가만히 앉아서 수익이 올라가는 시장이었습니다. 최근 온라인 광고 매력도가 지면이나 오프라인 광고보다도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LLM 들이 적용된 모델들은 Plug-in 전략을 도입하고 있고, 이는 검색엔진들에게 매우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생성형 대화창 자체가 기존 나열식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고 영역이 작고, 경매로 앞다퉈 자리 싸움을 유도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LLM을 도입하고는 있지만 스스로 자기의 오랜 수익 시장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아픔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영역
이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라서 할 수 있는 영역도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쇼핑과 지식인, 카페와 같은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마냥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네이버의 쇼핑 시장의 점유율이 쿠팡에게 얼마전 따라잡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쇼핑 플랫폼 참여자들이 네이버 인공지능 서비스가 있고 없고에 따라 네이버 쇼핑의 매력도를 느끼느냐 라고 생각해보면 크게 영향이 없을 수 있습니다.
큰 영향은 없는데 네이버는 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인거죠.
하지만 카페와 지식인 등은 네이버의 고유 서비스로서 유의미한 편리성이자 독보적인 영역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네이버 입장에서 카페와 지식인은 수익 모델이 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LLM이 생성하는 무수한 저품질 컨텐츠가 판을 칠 확률이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 예약 기능은 인공지능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에는 예약 기능만 쓰게 해줬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여러 요구를 묶어서 예약해주고 검색/추천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맺으며
기회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나, 네이버의 덩치에 맞는, 그리고 인공지능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클라우드에서 규모를 창출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실제 서비스 오픈 된 것을 보면서 더 깊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