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과연 어디까지 변화시킬까?

연휴를 맞아 모처럼 여유있게 기사를 보던 중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불가능해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세상의 변화의 방향에 우리는 얼마나 공감해야 하고 또 비판적으로 봐야 할지, 혹은 유보적으로 봐야할지 생각해봅니다.

1. 인식의 순간

먼저, 요즘 국산 빅테크라고 할 만한 기업들을 비롯해서 여러 기업들이 혈당, 혈압, 우울증 등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사실 최근 기술은 아닙니다. 상당히 오래된 것들이고, 특히 혈당에 쓰이는 CGM 은 제가 2020년 JPHC 갔을 때 이미 봤던 기술입니다.

중요한건, 이러한 내 건강의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이라고 봅니다.

요즘에는 기기만으로도 내 건강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가능성만 보기에는 규제로 정해진 공식 프로세스가 남아있습니다. 항상 잊지 않아야 합니다. 바로 ‘진단’ 이라는 프로세스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다수의 국가는 병명을 정의하는 ‘진단’의 순간은 의사의 고유 권한으로 인지하고 보호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기술 개발자들이 주장해도 기술만으로 사람의 건강상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정의가 쉬운 혈당, 혈압 등의 키워드가 우선적으로 선택되고는 합니다만 사실 혈당마저도 혈당계로 측정해서 나오는 숫자 하나만 볼 건 아닙니다.

즉, 우리는 대부분 건강의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 우리 앞에는 의사가 있습니다.

혹은 의사가 있어야만 합니다.

2. 경제적 요건

‘의사를 만난 순간 이후, 환자 혹은 건강 행위가 필요해지는 과정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이 필요한가.’

이는 매우 중요한 행동의 방향을 결정짓게 됩니다. 의사를 만나서 어떠한 진단을 받던 권고를 받았다고 합시다. 그 이후에 3000원만 내도 약을 받을 수 있다면… 과연 어떤 디지털 기술이 3000원보다도 저렴하게 공급 가능할까요?

디지털을 흔히 원가가 없다. 고 들 합니다만, 사실 디지털은 매우 비싼 기술에 속합니다. 바이오가 더 비싸지 않느냐 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사실 바이오를 비롯한 제조업은 아주 저렴한 기술입니다. 첫 결과가 나오고 신뢰성 있는 임상에 들어가는 검증 비용이 더 들어갈 뿐 생산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은 의외로 적습니다. 특히 판매 후 수익을 감안하면 훨씬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바이오는 임상 등 허가에 비용이 들지만 일단 허가를 받은 뒤부터는 어마어마한 기업 이윤을 보장합니다. 그러나 디지털은 어떻습니까?

애초에 유해성 등에서 문제가 없기에 임상의 허들은 낮습니다만 기대 효익도 낮습니다. 즉, 받을 수 있는 비용이 이미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럼 원가는 낮습니까? 요즘 가장 구하기 힘든 인력이 바로 개발자, 인공지능 인력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한번 개발에 성공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에는 유사품이 등장하기 쉽습니다. 화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Reverse-Engineering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디지털은 그렇지 않습니다.

점점 더 고도화 되어 가는 기술을 주장할 수록, 클라우드 비용, 서버비용, 인건비의 부담에 압도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대효익은 아주아주 저렴합니다.

3. 제3의 요소

‘말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습성 영역’

너무나도 명확한 프로세스상, 제도상의 구분점이 있는가 하면 이도저도 아닌 그저 관습적이고 행동습관적인 문제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다이어트 아닐까 싶습니다.

다이어트는 질병의 정의와 일반인의 인식의 범주가 매우 차이가 큽니다. 일반인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의 대다수는 질병이라서가 아니라 미적 욕구 때문입니다. 즉, 이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른 본능적 이유같이 강력한 이유 때문에 스스로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요소를 최초로 발견한다면 대단한 금맥을 찾은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금맥을 찾기만 한다고 되는건 아닐겁니다. 같은 예로 시장에 수많은 다이어트 상품들을 보시면 됩니다.

금맥은 맞으나, 성공하는 기업은 손에 꼽습니다. 오히려 진짜보다 사기가 더 성공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 시장에서 정착한 모 기업의 경우에는, 효과도 보여줘야 하지만 과시적 성향에 잘 맞아서 이런 상품을 내가 구입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아끼는 사람의 자격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이 금맥을 보유한 고객들의 성향, 그들이 평상시에 행동하는 패턴을 눈여겨 본다면 아마 같은 성공 방정식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론

앞서 썼던 글과도 맥락이 비슷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목표로 하는 혁신이 어느 영역에 속해있습니까? 병원의 디지털화? 건강의 예방적 목적? 피트니스/미용의 목적? 어떤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습니까?

수많은 테크 기업들은 3번째 피트니스에 목표를 두는 것이 확률적으로 더 옳아 보입니다. 심지어 애플도 그렇게 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합니다. 3번째 피트니스는 market fit은 맞으나 revenue는 만들어내기 어려울 겁니다.

예전처럼 데이터만 모으면, 고객수만 모으면 이라는 주장을 할 수 없는 요즘. market fit만 가지고 어떤 value를 증명할 수 있을지 더 어려운 숙제를 받아 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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