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그거 VR하고 같은거 아니야? 아닙니다! 메타버스의 3요소, 4대 영역

인트로

메타버스가 애플 비전프로 출시 이후 다시 화두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하면 항상 떠오르는게 얼굴에 쓰는 기기 기존에 VR이라고 부르는 HMD(Head Mounted Device) 입니다. 소위 VR기기라고도 하죠? 이 기기는 마치 우리가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장비입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에는 항상 이러한 기기를 착용한 모습이 나타나다보니, 메타버스 = VR기기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서도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구요. 하지만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말씀드리며 메타버스의 개념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1. HMD(Head Mounted Device)

HMD는 어떤 원리에 따라 우리에게 가상현실의 느낌을 해주는 걸까요? 먼저 좌측 이미지에 나오는 구형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구형 이미지란 기존 사진처럼 평면의 뷰에서 찍은 이미지가 아닌 촬영기기 관점에서 구형(sphere)으로 촬영된 이미지를 의미하며 구형파노라마(Sphere Panoramic) 이미지라고도 불립니다.

관찰자의 시선이 강제로 고정된 기존의 영상물과는 달리 자유롭게 내 움직임에 따라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시점에서 360도 혹은 그 이하의 각도에서 시선과 이미지의 거리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곡선형 모니터를 상상하시면 쉽습니다.

2. 가상현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이 발생합니다. 눈 앞에 분명히 무언가 기기를 달고 있으면서 왜 거기서 보여지는게 진짜로 느낀다는 걸까요? 실제 VR기기를 착용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눈에 쓰는 그 짧은 순간에는 잠시 어색함을 느끼지만 정말 순식간에 우리는 이 화면이 실제라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현실 공간을 인식하는 인간의 인식 방법은 우리가 머리를 돌리는 회전과 눈에서 보여지는 현실의 회전이 동일할 때 이를 현실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즉, 가상현실을 받아들이는 기본 조건은 머리 회전과 동일하게 눈 앞에 이미지가 회전하는 상황입니다. 이때부터 우리는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며, 점차 그 안에 몰입하게 되는데, 이 경험을 몰입(Immersion)이라고 부릅니다.

디스플레이 기술적으로는 그 안에 화소와 움직임에 따른 지연시간 등을 정의하기도 하는데, 오늘 그런 주제를 다루는 것은 아니므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3. 메타버스의 3요소?

자 이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아래는 메타버스의 3가지 입니다.

  • 구성요소 : 자아(나), 세계관, 자유도/경험
  • 구현도구 : 3D이미지, HMD, 이코노미, 컨텐츠 창작, 블록체인 등
  • 표현방법 : VR(Virtual Reality), XR-MR(Mixed Reality), AR(Augmented Reality)

처음 들으시는 분들은 이게 무슨 소리야 하실겁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 서술이 메타버스인지 아닌지 보시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1. 사진을 구형 파노라마로 변환하여 HMD로 감상한다 : 아님
  2. 유명한 관광지를 구형 파노라마로 변환하여 HMD로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 아님
  3. 3D 캐릭터를 제작하여 HMD를 통해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다 : 아님
  4. 2D 캐릭터를 컴퓨터에서 조작하여 나만의 놀이터를 직접 제작하며, 다른 사람을 초대하고, 그들끼리 만든 규칙 안에서 서로 교류하고 놀 수 있다 : 메타버스

자, 조금 이해가 되셨을까요?

앞서 설명드린 메타버스의 구성요소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도구나 방법은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옵션입니다. 즉, 3D 이미지가 필수도 아니며, HMD를 반드시 써야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구성요소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데, 위에 예시중 1,2,3번은 모두 ‘나’ 라는 것에 대한 정의도 없으며, 이미지로 구현은 했지만 ’세계관‘ 에 대한 정의나 고민도 빠져있습니다.

2번은 어떤 공간을 의미하는지 다 이해하는데 그게 왜 메타버스가 아니냐? 라고 반문하신다면, 지금 있는 현실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지향하는 어떤 다른 무엇도 없다면 이는 그냥 이미지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즉 사진을 컴퓨터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성요소 그대로, ‘내’가 있고, 우리 세상의 ‘룰(세계관)‘ 이 있고, 그 안에서 내가 무언가를 경험하고 자유롭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의 예지만 2번 예시에서 신라시대 유적지를 가서 실제 신라시대 사람들을 만나면서 과거 유적지의 실제 만들어진 이유들을 탐구해내고 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인 비극적인 결말을 막아내는 일을 목표로 설계된 세상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준다면 이는 메타버스가 맞습니다.

4. 메타버스의 4대 영역

이제 조금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어떤 것들로 구성되어야 하는지는 감이 오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어떤 것들을 구성해야 제대로 만들어지는 걸까요? 이를 쉽게 4대 영역이라고 불러봤습니다.

메타버스에 가장 진심인 기업중 하나인 중국의 Tencent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텐센트의 핵심 사업은 채팅 플랫폼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위챗) 그런데 왠 메타버스? 하시겠지만 텐센트는 우리나라의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게임을 중국에서 유통한 회사이기도 하며 복합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입니다. 아래는 텐센트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영역입니다.

위의 주요 영역은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 가상세계
  • 소셜미디어
  • 커머스
  • 탈중앙화

가상세계

가상세계를 구성하기 위해 3D 기술이 필수는 아니지만 몰입감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활용하기에 좋은 기술은 맞습니다. 전세계적으로 3D 기술에서 필수적인 언리얼 엔진은 에픽게임즈 사의 기술입니다. 이 에픽게임즈의 꽤나 많은 지분을 들고 있으며, 포트나이트, 마인크레프트와 같은 ‘세계관’이 강한 게임들에 투자를 단행해왔습니다.

소셜미디어

가상 세계 안에서도 사람들끼리 혹은 그 안의 캐릭터 등이 서로 소통하게 됩니다. 이는 현재의 우리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의 속성입니다. 그래서 텐센트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다수 투자해왔습니다. 트위치, 스냅챗과 같은 기업들입니다. 자신들의 모 사업이 위챗이라는 채팅 플랫폼임에도 유사한 기업들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갑자기 왜 탈중앙화야,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만 메타버스 안에서는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경제, 보안 등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그 안에 설계된 세계관은 단순히 스토리 뿐 아니라 경제 관념과 정의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국경과 기존 물리적인 장벽이 모두 허물어지고 나를 검증하는 요소들이 별도로 필요해짐에 따라 탈중앙화 성격을 띄는 기술들도 많이 필요해집니다.

아무래도 대표적으로 블록체인이 해당하게 되며 텐센트는 이쪽에도 많은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커머스

앞서 메타버스는 하나의 세계로 시작을 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모든 세계는 그 안에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활동이 들어가거나 필요한 물품을 사거나 거래하는 장터가 형성되게 됩니다. 이는 어떤 시대에도 공통으로 있어왔던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도 커머스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이 모든 투자 포트폴리오를 모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정말 많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 그래서 메타버스란?

무언가 훅 몰아친거 같은데 그래서 메타버스가 뭐야?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위에 포트폴리오 영역에 보면 노란색 아이콘 하나가 우측 바깥에 있다가 중앙으로 옮겨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요, 채팅 플랫폼인 스냅챗입니다.

4대 영역이 합쳐져 있는 최대 교집합 영역, 그 부분을 메타버스라고 정의합니다. 즉, 스냅챗이 저 메타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의미냐 하면, 메타버스란, 어떤 기술, 어떤 영상, 어떤 컨텐츠, 어떤 디바이스를 지칭하는게 아닙니다. 메타버스의 구성요소인 (자아, 세계관, 경험)을 갖춘 세상에서 4대 영역인 (가상세계, 소셜미디어, 탈중앙화, 커머스)가 서로 복합된 경험과 교류를 제공하는 그 무언가를 의미합니다.

물론 저 요소들이 복합된 무언가가 현재 있기도 하며, 또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3대 구성요소는 얼마든지 상상력의 영역에 있으며, 4대 영역은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새로운 디바이스와 형태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냅챗이 가운데로 이동하는 과정이 의미하는 바는, 현재는 채팅 플랫폼이지만 그 안에서 대화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을 경험하고 나를 정의하며, 그 세상안에서 교류하고,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그것들을 채워가며 점점 메타버스로 발전한다. 라고 보는 것입니다.

즉, 메타버스는 어떤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지금 뭐가 메타버스야? 라고 한다면 저것입니다. 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메타버스는 일종의 방향성(벡터)이며 앞으로 점점 구체화 될 미래의 영역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가 되겠네요.

맺으며

오늘은 간략하게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해봤습니다. 개념만 설명하기에도 사실 내용이 적지 않은 분야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단순히 이미지를 입체화 해서 보는 것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해 공감하고 그 방향에 대해 체감할때 우리는 진짜 메타버스의 변화를 느끼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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