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현업 경험의 첫 시작,
저는 2012~2018년 기간동안 창업활동을 했습니다.
Founder로서 그리고 Co-founder로서 3번에 걸친 창업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모 금융사에서 운영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담당하는 조직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참고 : 디지털헬스케어 : 현업자(사업/투자)로서의 관점)
2018년도면 국내에는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기간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이 이제는 매우 익숙한 개념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의부터 짚고 갈까 합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정의
(출처 : 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on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
오픈이노베이션은 2003년 하버드의 Henry Chesbrough 교수에 의해 소개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 내부에서 혁신을 일으키려고 했다면, 이제는 기술 발전 속도가 이전과 비교도 안되게 빠를 뿐 아니라 벤처캐피탈과 같은 외부 자본가들을 활용한 기술발전 가속도를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이상 기업 내부의 혁신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 배경이 됩니다.
연구개발부터 시작되어 시장에 안착되는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까지 모든 경로를 기업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려고 하지 말고, 내부 역량도 쌓되 외부를 레버리지 하여 안팎으로 제휴와 선순환을 만들고 결국 비즈니스 모델을 가장 먼저 안착시켜 성공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오픈이노베이션의 정리된 개념이 처음이기는 하나, 이전부터 이런 활동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성공공식을 체계화 하고 기업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했다는 것이 당시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국내 대기업들도 2016~2017년도부터 조금씩 오픈이노베이션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워낙 인수합병이나 외부와의 협업에 폐쇄적인 국내 환경 때문인지 주요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한건 2003년보다 한참 지난 시점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그 형태 또한 조금은 독특한 형태를 띄기 시작합니다.
바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공헌활동)”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입니다.
당장의 기업활동의 목적보다는 사회 공헌활동차원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등 몇 가지 특이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재원 : 사회공헌 재원
- 형태 : batch 프로그램 운영
- 활동내역 :
- 사무실 제공
- 데모데이 행사 참여 기회 제공
- IR 자료 컨설팅 제공
- 재무/회계 등 서비스 연계 제공
- 데모데이 우승 or 프로그램 결과에 따른 상금/투자금 지원 (소액)
- 현업 담당자 미팅 기회 제공
초창기 대기업들과의 협업 레퍼런스가 중요했던 스타트업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보여졌고, 특히 대기업 현업 담당자를 만난다는 것은 당시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설계 목적 자체가 사회공헌 목적이었고, 또 정작 함께 사업을 구상해야 할 현업 담당자들은 스타트업들에게 관심도 없고 기존 폐쇄형 혁신 형태의 업무를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에 현실적인 협업이나 혁신활동은 결과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점차 오픈이노베이션을 담당하는 조직과 같은 대기업 내 현업담당자 간 괴리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외부와 내부의 결합이 일어나기도 전에, 깊은 내부와 얕은 내부부터도 서로 결합되지 못하고 겉도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일부 협업이나 사업적 이벤트가 있었다면 그건 오로지 담당자의 개인기와 열정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제가 속한 회사 포함)에 참가했던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오픈이노베이션’ 이라는 단어 자체에 노이로제를 보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단어 자체는 매우 훌륭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아무래도 창업 문화와 풍토가 자리 잡은지 얼마 안된 국내 여건, 대기업의 내부 인식 변화 등 여러가지 특성이 바뀌지 않는 한 해외와 같은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렇게 점차 batch 프로그램 형태를 운영하던 대기업들 중 소수가 다른 방식을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초창기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설명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