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 미국에서 다이어트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인트로

오늘은 미국 사람들의 건강문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연구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미국 시장을 많이 참고하실텐데 미국 국민들이 어떤 건강 문제를 주로 겪는지를 알아야 그 시장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글 : ‘디지털헬스케어 : 미국 헬스케어 시장’)

1. 미국의 헬스케어 비용

출처 : OECD

위의 자료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유사한 정보를 보여드렸습니다만, 좀 더 많은 국가들을 보시면 얼마나 미국사람들의 의료비 지출이 넘보기 어려운 수준인지 체감하실 것 같아 OECD의 자료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 스위스, 노르웨이와 비교하더라도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의료비 지출 규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더 궁금증이 생깁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랑 사람들의 건강상태는 거의 동일하지만 비용만 비싼 것일까? 아니면 미국 사람들만의 건강문제는 별도로 있는 것일까?

2. 미국인들의 건강문제

미국인들은 주로 어떤 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을까요? 전염병은 논외로 하고 감기나 기타 가벼운 질병은 그 모수를 측정해도 유의미한 분석이 되지를 않습니다. 이럴때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DALY (Disability-Adjusted Life Years, 장애보정손실연수) 라는 용어로, 질병으로 인해 얻어지는 장애 연수를 의미합니다. 즉, DALY가 높으면 높을 수록 일상생활을 오래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의미가 되어 질병의 부담을 의미하는 척도로 사용이 됩니다.

출처 : Our World in Data

위의 데이터는 2019년도까지의 질병별 DALY를 나타냅니다. 위의 데이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가장 두꺼운 부분, 그리고 점점 커져가는 경향이 있는 질병만 보면 됩니다.

딱 봐도 눈에 띄는 질병들이 있죠? 바로 Cancer, Musculoskeletal, Cardiovascular 이 세 가지입니다. 각각 암, 근골격계 질환, 심혈관 질환을 의미합니다. 자, 여기서 자료를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의 상식을 동원해봅시다. 미국 사람들이 주로 어떤 질병이 많다고 알고 있나요? 비만 아닌가요?

미국인들의 가장 흔한 질병

출처 : Our World in Data

자 위의 지도는 전세계에서 비만으로 인한 사망률을 나타내는 지도입니다. 미국이 세계 초 일류 의료기술을 가지고 있고, 응급 시스템도 잘 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10~15%라는 숫자는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큰 충격이 오질 않습니다.

출처 : Our World in Data

자 위에는 성인 비만 인구 비율을 나타낸 지도입니다. 조금 더 와닿으시나요? 미국은 전세계 압도적인 top class 입니다.

자, 이제는 연도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 볼까요?

출처 : Our World in Data

75년도만해도 10% 언저리였던 비만율은 이제는 2016년도 이미 35%를 넘어섰고, 코로나 이후 40%를 넘어서 전세계 1등 비만 국가가 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선진국 중 두 번째로 날씬한 국가입니다.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20129020800002

3. 미국 질병의 근본 원인

자 위에 발병률 데이터 다시 되돌아 볼까요?

출처 : Our World in Data

심혈관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 이들은 모두 쉽게 예상할 수 있다시피 비만과 밀접한 질병들입니다.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잘못되어 고지방, 고 콜레스테롤 음식을 섭취하고 이것들이 신체에 쌓이게 되면 심혈관 질환이 되고, 무거워진 체중은 무릎과 각종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어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그 외에도 고혈압, 당뇨 등도 모두 비만과 동일한 원인을 가진 유사 질병군에 들어갑니다.

심지어 비만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암과의 연관성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하버드 의대, https://www.hsph.harvard.edu/obesity-prevention-source/obesity-consequences/health-effects/)

명확하게 미국인들의 질병의 대표적 원인은 비만이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4. 비만이 디지털헬스케어의 목표인가

자 이쯤되면 왜 미국 스타트업과 각종 기업들이 비만,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한국 사람들도 모두 체중 감량에 진심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미국식 체중감량 서비스가 기회가 있다.”

제가 만나본 많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체중 감량에 대한 접근을 이렇게 하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시작점부터 차이가 심합니다. 원인이 다르면 해법도 다르다는 걸 전제로 한국 사람들은 왜 체중 감량을 할까요?

5. 한국은 다이어트가 필요한 나라인가?

출처 : google trend

위의 구글 트렌드 결과를 보면 다이어트의 검색량은 위암에 대한 검색량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암 1위는 위암이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은 선진국에서 2번째로 날씬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왜 온 국민이 다이어트에 열광하는 걸까요?

2023년도 새해 소망을 묻는 서베이를 한 스타트업이 진행했습니다. 과연 소원 1위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다이어트입니다.

6. 미국 의료체계가 비만을 방치하는가

출처 : 자체 조사결과

자 그럼 이런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비만이 워낙 많기 때문에 개인 부담이 거의 없어서 그렇게 비만 환자가 많고, 다른 질병으로까지 발전할 때까지 국민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 말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각종 헬스케어 통계를 종합하여 DALY와 OOP(개인부담금), 유병자 수를 기반으로 표기한 그래프입니다. 저 그래프에서 보면 비만이 생각보다 OOP가 낮은 것처럼 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통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비만 기준과 한국의 비만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 한국의 비만 : BMI 25 이상 및 복부비만지수
  • 미국의 비만 : BMI 30 이상

BMI에서 벌써 5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BMI 23이 넘어도 과체중으로 분류할 정도로 미국에 비하면 엄청나게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한국은 비만으로 인해 인근 질병의 원천까지 관리하는 개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위의 차트에서 과체중을 포함하게 되면, 인구수는 70%까지 급증하게 됩니다. 즉 미국인의 70%는 이미 체중에 있어 위험수준이며, 한국 기준으로 이미 비만 상태인 것입니다.

맺으며

위에서 깊게 다루진 않았지만 미국의 정신질환 역시 매우 주요한 질병입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그 특성상 결과론 적인 질병에 가깝다고 보여져 미국 건강문제의 원인을 다루는 글에서는 깊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만과 정신적 질환 역시 연계성이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에 대해서도 다뤄볼 예정입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이 미국에서의 다이어트, 한국에서의 다이어트 열풍을 같은 종류로 인식해왔습니다. 하지만 질병의 원인과 기준, 그 규모에 있어서 완전히 상반된 두 나라의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즉, 한국에서 다이어트가 잘 먹히는 분야이므로 미국에서 잘 나가는 서비스를 들여와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디지털헬스케어 혹은 한국에서 다이어트 관련한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분들이라면 오늘 시사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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