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고차 시장 진출, 과연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합니다. 왜 굳이 중고차에 진입하는걸까요? 정말 중고차 시장의 부조리를 바로잡기 위해서일까요? 뒤에 숨겨진 다른 의도가 강하게 의심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중고차 진출 선언 내용

현대자동차 진출 기사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3.10월부터 시장 진출
  • 10만km 이하의 중고차에 한하여 판매
  • 전체 중고차 대수의 4.1%로 한정
  • 200여개의 테스트를 통과한 신차급 중고차로 한정

내용만 보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아주 좋은 사업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그동안 신뢰하기 어려웠던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 즉, 정화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런 순수한 의도에서 진행하는 거며, 정말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제도로 작동할까요?

대기업이 진출한 시장이 소비자 이익인가?

일단 소비자들이 과반 이상이 반긴다고 조사한 내용이 있기는 합니다. 그들이 기대하는건 시장 환경의 개선, 신뢰도 증대 등 결국 고객이 이익을 볼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자, 대기업 진출이 소비자 이익이 되려면 다음의 내용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 정보 비대칭성 해결 : 차에 대해, 속이거나 잘못된 정보가 없어야 함
  •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제성 확보 : 소규모 기업보다는 더 효율적인 프로세스로 경제적 효과 제공
  • 제품 신뢰도 : 소규모 판매자 대비 확실한 보상과 연속성으로 제품의 신뢰도 향상

이 내용에 반박할 분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정보 비대칭성 해결

정보 비대칭성이 현대차가 중고차를 판매하면 나아질까요? 즉, 이전에는 대기업이 없어서 정보 비대칭성이 없었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위에 보이시나요? 브랜드 인증 중고차입니다.
(출처 : http://www.encar.com/fc/fc_mnfccert_v01.html)

없는 브랜드가 있나요?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증중고차를 판매합니다.

저 기업들은 대기업이 아닌가요? 도요타, 폭스바겐은 현대차보다도 큰 글로벌 대기업들입니다. 그래서 저 많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진출했는데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 되었나요?

일부 있겠지만, 시장 전체의 정보 비대칭성은 여전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여전히 인증중고차가 아닌 개인 판매자에게 차를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죠? 몰라서 속는건가요?

다시한번 질문해볼게요.

“자동차라는 제품에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될 수 있나요?”

만약 자동차가 대기업이 진출해서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된다면, 왜 그동안 그렇게 많은 자동차 관련 정보 비대칭성에 근거한 문제나 민원은 속출하는걸까요?

단적인 예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단 한건도 없는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이 순순히 가진 정보를 다 내어놓을까요?

규모의 경제를 통한 할인 효과

출처 : http://www.iautoca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17

브랜드들도 공식적으로 인정하듯이 대기업 인증 중고차는 가격이 더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데요. 차량 매입 가격은 동일한데, 센터 운영비용, 판매사원 급여 등이 소규모 사업자보다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인증중고차를 검색하다가 결국 신차를 구입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포털에 등록되는 중고차와 비슷한 시세의 인증중고차는 정말 찾기 어렵거나 실제 물건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 탈만한 제품들은 수백, 수천만원 비싼 가격대에 주로 있었습니다.

즉, 대기업이 진출하니까 규모로 할인률을 만들어줄 거다. 라는 기대는 안 하는게 좋습니다.

자동차 관련 업계에 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가격이 왜 비싼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입법, 관리, 시장 까지 모두 장악한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제품 신뢰도

대기업이 직접 이름걸고 하는 중고차니까 정말 소위 ‘양아치’ 라고 불리는 판매자들보다는 믿고 살 수 있는 기본은 할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정도 ‘기본’을 전에는 못했을까요?

사실 현대차가 대기업 최초는 아니죠. 이미 SK, 롯데 등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도는 K카가 더 높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직접 매입해서 재고를 유지하는 시스템 덕분입니다.

대신 SK, 롯데는 오픈마켓 방식이라 품질을 관리하는건 구조상 불가능에 가깝구요.

현대차라서 더 잘할 수 있는건 사실 없습니다. 현대차가 중고차 검증에 무슨 더 나은 기술이나 메커니즘이 있지도 않구요. 도로에 있는 수많은 정비 로드샵 장인들이 현대차 AS 센터보다 못할게 뭐가 있을까요?

다만, 이를 매입해서 관리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가 더 큰 차이입니다.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은 직매입 기준이므로 K카 정도의 신뢰도를 보여줄거다. 정도이지 기존에 없던 더 나은 신뢰도를 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 자체는 틀렸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럼 현대차는 왜 진출할까?

가장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저는 이런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임직원 할인에서부터 이어지는 큰 자금의 흐름을 더 강화하고 싶은건 아닐까? 왜냐하면 이미 현대차는 임직원 할인을 통해서 짭짤한 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대차 임직원들은 30%까지의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이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2년 이내로 타고 바로 팝니다.

저도 지인들 중 현대차 직원분들이 있기에 저걸로 돈 버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공공연한 대한민국 사회의 비밀이 아닌 비밀이지요.

자 세금만 2~3천억원이 된다고 하는데요. 어마어마한 대수가 임직원들에 의해서 판매되고 있다는걸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2년 내로 다시 차를 판매합니다.

아까, 현대차가 어떤 기준으로 차를 매입한다고 했죠?

  • 자사 차량
  • 10만 km 이하 운행 차량
  • 전체 유통량의 4.1% 이내

상반기 기준 신차는 78만대, 중고는 101만대입니다. 즉, 연 기준 신차 150만대, 중고 200만대 기준입니다. 그럼 현대차가 매입할 수 있는 차량 대수는 8만대 수준.

우리가 쉽게 추정할 수 있는건, 이 매입되는 차량들의 대부분은 임직원들 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미, 임직원 판매를 통해 현대차와 직원들은 금전적 혜택을 누립니다.

현대차는 법인세를 탈세하고, 임직원은 회사로부터 받은 모든 혜택은 소득세로 잡혀야 하는데, 과세를 안하도록 꼼수로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세 탈세입니다. 즉, 임직원과 회사 모두가 거대한 탈세 연맹입니다.

제조사가 중고 시장까지 진출하면 얻게되는 기본적인 이득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격방어
  • 브랜드 인지도 유지

사실 둘다 목적이 같습니다. 가격 방어가 본질입니다.

중고차가 비싼 브랜드 = 비싼 브랜드. 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방어되고 가격 방어가 되는게 다시 원점으로 가서 소비자에게 이득일까요?

내 차 가격이 덜 떨어지니까? 그럼 그 차를 평생 타나요? 차는 소비재입니다. 우리나라 평균 차량 교체 주기가 5년이죠. 즉, 지금 내 차 가격 방어해준다고 생각되겠지만.. 만약 신차 가격 올리는 데에 근거가 된다면요?

중고차를 덜 떨어지게 파는건 좋겠지만, 더 올라간 가격으로 신차를 사야 합니다. 이게 소비자 이득인가요?

게다가 현대차가 중고차를 판매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이익이 더해집니다.

  • (기존) 법인세 할인 혜택 30%
  • (추가) 중고차 판매 이익
  • (추가) 재고수량을 중고차 판매법인 명의로 전환
  • (추가) 대량으로 저 마일리지 차량 매물 확보 가능 (임직원 통해)
  • (추가) 신차 가격 상승 근거로 활용

이미 법인세 할인 혜택도 어마어마합니다만 거기에 추가로 얻는 부가적 이익이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특히 제조사로서 재고 물량을 떠 넘길 대상이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 일 것이고, 신차 가격을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이는 더 큰 메리트가 됩니다.

신차 가격을 올리는 데에 왜 도움이 되냐고 물으실 수 있어 짧게 설명하겠습니다.

  1. 신차 구매자들의 계산법 : 현재 구매가 – 중고 판매가 = 지출 가치
    즉, 판매 현장에서도, 중고 판매가가 높게 유지될 수록 신차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부담이 아니라고 설득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이는 자동차 뿐 아니라 모든 내구재에 해당합니다.
  2. 중고 판매가에 대한 담보 가능
    수입차 중 종종 3년 뒤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차 가격의 60%는 무조건 보장한다. 이런 내용이지요. 그럼 신차 구입하는 사람은 아무리 못해도 60%는 남는구나. 3년간 40%만 내고 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 임직원 혜택 극대화
    임직원은 새차 구매에 30%를 이미 할인 받고 세금도 엄청난 할인을 받습니다. 더하여, 중고 판매가 조차 소속 회사에서 보증을 해줄 경우, 그나마 오래 타던 현대차 임직원들도 2년 타면 바로 판매하려는 동기가 강화됩니다. 그리고 중고 판매로 인한 이득도 경험하게 됩니다.
  4. 결국 신차 가격 상승의 설득 논리
    현대차는 중고차 가격 방어가 잘된다. 이제 신뢰할 수 있는 판매처도 생겼다. 중고차 가격이 더 오른다더라. 거의 새차 같은 중고차도 있더라. 이번 새차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어차피 난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그래서 오른 가격도 괜찮다.
    결국 제조사는 신차 가격을 올리기 매우 용이해집니다.

맺으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소비자에게 이득인가 : 기존 K카 수준 이상의 이득 줄 수 없음
  •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이 큰 이득인가 : 어마어마한 이득을 보장
  • 파생적 효과로서 소비자에게 이득인가 : 신차/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비용 상승의 효과로 부정적

결국 제조사 좋은 이야기이고, 소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구조가 예상됩니다. 제조사와 소비자가 함께 이득을 보는 경제란 없기 때문입니다. 한쪽이 이득을 보면 반드시 한쪽은 손해를 봐야 하는데, 제조사의 이득은 분명해보이고 소비자 이득은 가치적 관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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